인기 전시회는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리고, 아트슈머가 트렌드로 떠오르는 시대지만 미술을 멀게만 느끼는 ‘미알못’(미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별다른 설명이나 해설이 없어도 보자마자 즉각적으로 ‘좋다’ ‘아름답다’ 하고 반응하게 되는 미술 작품도 있다. 바로 ‘꽃 그림’이다. 국내 최초로 전 세계의 꽃 그림을 엮어 ‘꽃 피는 미술관’의 문을 열었던 미술사학자 정하윤이 『꽃 피는 미술관 봄여름』에 이어 『꽃 피는 미술관 가을 겨울』로 돌아왔다.
신기하게도 누구나 꽃 그림을 접하면 일단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다보면 ‘이 그림은 누가 그린 걸까?’ ‘화가는 왜 이 꽃을 그린 걸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미술에 가까워지는 길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꽃 피는 미술관 가을 겨울』은 화집처럼 큰 판형에 꽃 그림을 시원시원하게 배치함으로써 독자가 실감나게 꽃 그림을 접하게끔 돕는다.
한 페이지 가득한 꽃 그림에 눈길이 먼저 닿게끔 구성해 독자가 작품 속의 꽃, 인물, 풍경을 하나씩 살핀 뒤, 미술사학자 정하윤의 안내에 따라 좀더 깊이 있게 감상하게끔 풀어냈다. 때로는 멀리서, 때로는 가까이에서 꽃 그림을 바라보면 ‘거장’이나 ‘명화’ 같은 거창한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장미, 동백, 국화, 길에 핀 들풀 같은 꽃 하나하나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꽃 피는 미술관 가을 겨울』 편에 수록된 170여 점의 꽃 그림을 하나씩 넘기다보면 뜻밖의 꽃 선물을 받았을 때처럼 어느새 행복감에 젖어들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제1부. 폴링 인 폴
가을 정원
국화
엉겅퀴
가을 정물화
꽃을 든 남자
꽃과 아이
꽃과 노동자
모델에서 화가로
꽃과 연인
화가의 집
화가의 정원
바니타스 정물화
제2부. 윈터 원더랜드
겨울 정원
겨울 장미
겨울 꽃 정물화
성탄 전야
동백
꽃과 여인
여성 화가와 꽃
여행중 만난 꽃
상상의 정원
에필로그. 사랑 그 ‘위대한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