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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역사에서 길을 찾아라!”

역사의 변곡점에서 펼쳐진 위기의 순간들


영국의 명문대 리즈대학에서 매년 개최하는 중세사 학술대회의 2024년 대주제는 ‘위기’였다. 국제적 학술대회의 관심사가 위기라는 키워드에 다다랐다는 건 큰 의미를 지닐 터다. 실제적으로 다가온 개념에 대해 학술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걸 뜻하니 말이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이 잇따라 일어나고 대량 학살, 난민, 기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등 다양한 위기가 상호작용하는 복합 위기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방증이다.


이 책 『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는 팬데믹과 전쟁이 잇따르는 현시대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삶의 길을 찾으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위기를 피하기 힘들다면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위기를 예비하거나 위기에서 오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위기와 위기 관리를 역사적 맥락에서 조망해야 한다.


위기 관리에 완벽한 해결책은 없을 테지만 역사적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는 있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는지, 심각한 위험을 어떻게 피했는지, 미래를 위해 어떻게 위기 관리를 시행했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현재를 미래 세대에게 잘 물려주기 위해선 공동선을 우선해야 한다. 하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 나아가 현 위기를 초래한 관습적 인식과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위기 극복은 염원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다.

목차

들어가며_

위기의 시대, 역사에서 길을 찾다


1부 환경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은 역사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역사 속 팬데믹 대처법

루터를 개혁으로 이끈 전방위적 위기 의식

위기의 장벽에서 협력과 공생의 교량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재난에 필요한 역사 인식

초국경적 환경오염 피해 방지를 위해서

핵 재앙 위기가 주는 역사적 교훈 앞에서

변곡선을 그린 기후 위기 역사에서 배울 것들


2부 정치 위기 속에서 길을 찾은 역사


1장 우크라이나 문제의 기원

격변기의 동유럽, 두 지도자의 다른 길

가변적 상황에서 다잡아야 할 다중적 정체성

동일한 아픔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신냉전 위기로 치닫는 접경 도시

전쟁의 기억으로 정립한 역사의 새로운 이면

눈을 뜨고도 현실을 보지 못하는 동맹의 딜레마


2장 평화 공존의 기억

‘팍스 아메리카나’의 검은 그림자 안에서

다양한 종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했던 역사로

중동의 비극을 초래한 서구 열강의 원죄

DMZ 국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

신뢰감이 담보되어야 할 정치가의 제스처


3부 위기를 기회로 만든 성찰과 이주의 역사


폴란드와 독일의 용서, 화해가 주는 교훈

‘대립하는 것은 상호보완적이다’라는 말의 의미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는 건 소소한 반복

죽음을 삶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

자발적인 지적 망명을 떠나야 하는 이유

호모미그란스가 타지에서 받아야 할 환대의 권리

위기와 변혁의 시대에 탄생한 ‘대학’의 의미

신민 대표 기구 ‘의회’의 탄생부터 발전까지

지금 우리에게 유토피아적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


나가며_

각자도생의 위기를 공동선의 기회로

글쓴이  : 차용구
서양사 전공자로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서양의 접경을 연구하는 중앙대·한국외대 HK+ 접경인문학연구단의 단장을 역임했고, 한국서양중세사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독일 게오르그 에케르트 국제교과서 연구소·한스자이델 재단·그라이프스발트대학 발트해 연구소·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아시아 연구소·일본 홋카이도대학 슬라브 유라시아 연구센터·튀르키예 히타이트대학 이슬람 신학대학·유엔 사회개발 연구소 등 여러 국제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주요 저서로는 『중세 접경을 걷다』 『국경의 역사』 『남자의 품격』 『중세유럽 여성의 발견』 『로마 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 『가해와 피해의 구분을 넘어』(공저) 등이 있다. 그 외에 4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와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고, 해외 저명 출판사 학술서의 북챕터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