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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가 5년 만에 선보이는 봄햇살처럼 포근한 산문집. 자연, 인간, 기도, 사랑, 우정 등의 주제로 잔잔한 일상과 소박한 감성을 노래했다. 수녀원의 뜰을 거닐며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음 속에 가득한 사랑과 용서의 기도는 읽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까지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어난 이름 없는 꽃들에게조차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수녀시인의 다정하고 섬세한 감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함께 실려 있는 하정민 화가의 그림들은 이해인님의 글에 화사함과 향기로움을 더해준다.

목차

1. 풀물 들이는 아침

꽃씨를 뿌리고 또 거두며

봄비 내리는 날

풀물 들이는 아침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장미를 보면 장미가 되지

가슴에 별이 되는 시

초록의 기도

나무는 나에게

맛있는 하루

미열

늘 푸른 평상심을 지니고

은밀한 기쁨

어머니의 꽃골무

편지의 숲 속에서

좁은 문 넓은 마음

아파도 웃음이 나오네


2. 합창을 할 때처럼

기차를 타면

오래된 물건의 향기

꽃을 닮은 사람들

수녀 이모

앞치마 이야기

어린이의 새 얼굴

합창을 할 떄처럼

편지를 쓰세요

잊을 수 없는 스승

보이지 않는 슬픔

때론 눈물겹다

나의 길벗

넓게 더 아름답게

수첩을 펼치며

미국 여행길에서

해인글방의 글쓰기


3. 지혜를 찾는 기쁨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시간을 내어주는 자유로움

마음으로 참아내기

나와의 약속

사람을 키우는 좋은 말

고운 말 연습하기

귀기울이는 사랑

마음을 위한 기도

숨을 곳을 찾는 이유


이하 생략


글쓴이 : 이해인 수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삼 일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뎃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넓고 어진 바다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필리핀 성 루이스대학 영문학과,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 제5회 '천상병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인으로서 40년, 수도자로서 50년의 길을 걸어온 이해인 수 녀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시 편지를 띄운다. 삶의 희망과 사랑 의 기쁨, 작은 위로의 시와 산문은 너나없이 숙명처럼 짊어진 생활의 숙제를 나누는 기묘한 힘을 발휘한다. 멀리 화려하고 강렬한 빛을 좇기보다 내 앞의 촛불 같은 그 사랑, 그 사람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는 ‘조금씩 사라져가는 지상에서의 남은 시간들’, 아낌없는 사랑의 띠로 우리를 연결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