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성녀의 삶을 통해 바라본 가르멜 영성
소화와 엘리사벳의 상호 보완하면서도 대조적인 성격의 가르멜 영성
한마디로 소화의 영성은 개성 강한 주관주의로, 엘리사벳의 영성은 개성 죽인 계시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두 성녀는 프랑스 가르멜 수녀로서 일면식은 없지만 7년의 시간차가 있었던 만큼 하나가 다른 하나의 영향을 받았을 공산이 크다. 리지외의 데레사가 서거한 뒤 그의 영성의 향기가 디종의 엘리사벳에게 전해져서 상호 보완의 영성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하고 전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역자의 글 中에서 -
독자들은 본서를 통해 탁월한 신학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제시된 폰 발타사르 추기경님의 친절하고도 세심한 안내를 통해 두 분을 만나는 가운데 두 분의 영성이 교회 전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며 그 영성의 핵심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분이 공유하는 영성의 바탕을 비롯해 서로 구별되는 각자의 고유한 영성의 색채가 무엇인지 감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본서는 그간 한국 교회에 소개된 두 분에 대한 책자들과는 분명히 차별화되며 학계에 기여하는 좋은 작품이라고 확신합니다.
- 추천사 중에서 -
책 속으로
데레사는 진리를 자신의 심장에 품고 거짓을 상대로 죽을 때까지 싸웠다. 따라서 이 두 개념은 그녀에게 한낱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초자연적이고 그리스도적이며 교회론적으로 중요한 개념이자 눈앞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그녀의 결연함과 겁 없음, 그리고 진리를 추구하고 추구한 것을 잃지 않으려고 투쟁하는 싸움닭 같은 기질은 분명 그녀의 성소의 한 부분으로 돌려도 틀림이 없으리라.
- 44-45쪽에서
그녀는 자신이 덜 좋아하는 수녀에게는 오히려 더 따뜻한 미소를 던지려고 노력했고, 여가시간에는 자신의 신경을 유독 긁는 수녀를 대화 상대로 택했으며, 성녀를 싫어하는 수녀에게 더욱 친근하게 대했던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은 그녀의 매혹적인 미소에 넘어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도교 영성의 탁월한 노련함이 얼마나 깊이 숨어있었으면 성녀를 어릴 때부터 알고 있는 친자매들도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겠는가! 데레사에게는 은총이 그녀의 완전한 천성처럼 보였다. 아니 천성 그 자체였다. 그래서 위대한 성인들에게서조차 엿보이고 평범한 우리들에게서는 분명해 보이는, 은총과 천성의 틈바구니가 데레사에게는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데레사는 마치 매순간 하느님의 뜻을 보고 있는 사람처럼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일에만 관심을 쏟았다.
- 56-57쪽에서
엘리사벳의 신비주의는 무한을 분명하게 표방하지만, 그것은 의심할 나위 없이 그리스도론적인 신비주의다. 왜냐하면 무한이 유한 세계에 진입하는 장소는 딱 한 군데, 곧 그리스도의 육화와 수난과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상이 하느님을 향해 열려있는 그 끝은 바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실존 외에는 다른 곳이 될 수 없다. 바로 이 무한과 유한의 접점이며 동시에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유한은 비로소 무한을 만날 수가 있는 것이다. 유한이 무한으로 넘어가는 이 “문턱”에서 항구하게 머문다는 것은 그리스도와의 지속적인 통교 안에 머문다는 뜻이다. 사벳에게 이 경험은 무한하신 분의 사랑이 가장 내밀한 방법으로 실현되는 영성체 때에 실현된다.
- 428쪽에서
추천사
역자의 글
재판 서문
성녀 소화 데레사
약어표
서론
제1부 천성
제1장. 진리
제2장. 신학적 삶
제3장. 하느님의 말씀
제4장. 그늘
제2부 성소
제1장. 입회 전
제2장. 수도 생활
1. 수도 규칙
2. 소임
3. 교회
제3장. 시간과 영원
제3부 영성
제1장. 작은길
1. 비움
2. 채움
제2장. 초연함
제3장. 도약
제4장. 신비 체험
성녀 소화 데레사의 약력
삼위일체의 성녀 엘리사벳
약어표
서문
서론
제1장. 운명론
제2장. 무한
제3장. 흠숭
제4장. 찬양
제5장. 봉사
부록
삼위일체의 성녀 엘리사벳의 약력
글쓴이 :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1905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태어났다. 1928년에 취리히 대학교에서 독일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문학을 공부하면서 신학에 관심이 생겼다. 1929년에 예수회에 입회했고 1936년에 사제로 서품되었다. 바젤에서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를 만나 영적으로 교류하다 1945년에 함께 재속 수도회를 설립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1972년에는 국제 학술지 〈친교Communio〉를 창간했다. 1988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그를 추기경에 서임했지만 수여식 이틀 전에 선종했다. 주저인 《영광Herrlichkeit》, 《하느님 드라마Theodramatik》, 《하느님 논리Theologik》와 《세계의 심장》, 《발타사르, 예수를 읽다》, 《남겨진 단 하나, 사랑》, 《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를 포함하여 단행본 110여 권을 집필하고 그 외 수많은 출판물을 작업했다.
옮긴이: 김관희 신부
1988년 미리내 천주성삼 성직 수도회 사제로 서품되어, 1996년에 로마 라테란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취득했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와 동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성사론, 그리스도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