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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하는 세계 속에 나 자신을 지켜낼 장소,

내 영혼이 숨을 쉬는 성소가 필요한 지금

“여기가 나의 시작, 나의 출발이다”

박노해 시인의 지구마을 ‘방’ 순례기


박노해 시인이 지상의 가장 멀고 높은 길을 걸으며 20여 년간 기록해온 유랑노트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 『하루』,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길』에 이은 네 번째 이야기 『내 작은 방』은 우리의 일상과 영혼을 ‘방’이라는 포커스로 펼쳐내고 있다. 우리 모두의 첫 번째 방인 엄마의 품에서, 지상에서의 마지막 방인 한 평의 무덤까지. 37점의 흑백사진과 글을 통해 ‘방의 개념’을 드넓은 세계와 깊은 내면으로 확장시켜 사유케 한다.


코로나19 이후 ‘방의 시간’이 길어진 시대, 한 인간에게 가장 내밀한 공간인 방의 진정한 의미를 새겨보게 한다. 삶의 이야기가 흐르는 방을 순례하듯 책장을 넘기다 보면 긴 여행을 떠나온 듯하고 그렇게 다시 마주한 내 작은 방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갈수록 소란하고 막막하고 급진하는 세계 속에서 나 자신을 지켜낼 독립된 장소, 내 영혼이 깊은 숨을 쉬는 오롯한 성소가 필요한 지금. 마음이 환해지고 따뜻해지는 『내 작은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보자.

목차
서문 · 9

작품
빛의 통로를 따라서 · 26
지상의 작은 집 · 30
안데스 가족의 삶터 · 34
해맑은 아침 미소 · 36
손수 지은 인디고 흙집 · 38
꿈이 자라는 방 · 40
망고를 깎아주는 아버지 · 42
햇살과 바람의 집 · 44
자수를 놓는 소녀 · 48
창가에 핀 꽃 한 송이 · 50
내 영혼의 동굴 · 52
등불을 밝히며 · 54
마당에 모여 앉아 · 56
어린 나무들의 방 · 58
사막의 아름다운 동거 · 62
유랑자의 노래 · 64
라디오를 켜는 시간 · 66
아기 버끄리를 위해 · 68
세상에서 제일 작은 백화점 · 72
숲속의 목욕터 · 74
톤레삽의 수상가옥 · 76
난민 가족의 단칸방 · 78
환대의 식사 · 80
쿠르드 청년들의 비밀 공연 · 82
운전기사의 ‘트럭 아트’ · 86
고비 사막의 게르 · 88
엄마의 등 · 90
돌아가야 할 곳이 있어 · 92
하늘을 보는 아이 · 96
짜이 한 잔의 기쁨 · 98
인디아 가정의 성소 · 100
두 손을 녹이는 노부부 · 102
탁자가 놓인 풍경 · 104
‘둘씨’ 기도를 하는 여인 · 108
지상에서의 마지막 방 · 110
고원의 발걸음 · 114
내 마음의 방 · 116

약력 · 121
저서 · 124
글쓴이 :  박노해

1957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상경해 낮에는 노동자로 일하고 밤에는 선린상고(야간)를 다녔다. 1984 27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 7년여의 수배 끝에 안기부에 체포, 24일간의 고문 후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993 감옥 독방에서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을 출간했다. 1997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출간했다. 1998 7년 6개월 만에 석방되었다.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2000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 하고 비영리단체 〈나눔문화〉(www.nanum.com)를 설립했다. 2003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 가난과 분쟁 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왔다. 2010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로 기록해온 사진을 모아 첫 사진전 「라 광야」展과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세종문화회관)을 열었다. 12년 만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출간했다. 2012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라 카페 갤러리〉에서 상설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20번째 전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총 33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2014 아시아 사진전 「다른 길」展(세종문화회관) 개최와 함께 『다른 길』을 출간했다. 2019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 『하루』,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길』을 출간했다. 2020 첫 번째 시 그림책 『푸른 빛의 소녀가』를 출간했다. 2021 『걷는 독서』를 출간했다. 감옥에서부터 30년간 써온 한 권의 책, ‘우주에서의 인간의 길’을 담은 사상서를 집필 중이다.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아가는 〈참사람의 숲〉을 꿈꾸며, 오늘도 시인의 작은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심고 기르며 새로운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